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 전공 상담실습보고서 사례 제목: 더 이상 ‘착한 아이’로 살고 싶지 않다며 발표자: 학번 - - - - , 이름 - - - |
1. 내담자 인적‘사항
남자 / 42세 / 고졸 / 개신교 / 기혼(부인과 1남 1녀) / 생산직(20년 근무) / SES 중
2. 상담 내원 경위
만성적으로 불안, 초조, 가슴통증을 느껴 심장에 이상이 있나 우려했으나 관련 검사 상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여, 스스로 우울증이 아닐까 싶어 20- - 년 2월, 개인병원 정신과를 방문함. 정신과 약물을 복용한 이후 증상이 약간 완화되자 우울증에 대한 자세한 면담을 위해 20- - 년 7월, 본 대학병원 정신과에 방문하여, 담당의사의 권유로 상담을 시작하게 됨.
3. 주호소 문제
✔상담 초기: ‘만성적으로 가슴이 찍어 내리듯 아프고 답답하다.’, ‘화가 나서 사람을 찔러 죽이고 싶을 때가 있다.’, ‘나 아니면 일이 돌아가지 않아서 부담되고, 우울하다.’ onset) 중학교 때부터 늘 그래왔다, agg) 20- - 년 2월
✔상담이 경과되면서 차차 직장생활에서 겪는 위기감과 고립감, 경제적 스트레스, 사회적 지지의 부족을 호소하며, ‘이젠 자유롭게 살고 싶다’, ‘내 소신대로 살고 싶다’는 변화 욕구를 표현함.
4. 내담자 인상 및 행동관찰
내담자는 170cm 가량에 약간 통통한 체형, 짧은 스포츠머리에 검게 그을린 피부로 외관상 보기에는 탄탄하고 건강해 보이는 인상임. 내담자는 예의바른 태도에 웃는 인상이나, 긴장 수준이 높고 자주 한숨을 쉬거나(“버릇이예요.”) 가슴이 답답한 듯 중간 중간 크게 심호흡을 보임. 내담자는 주호소를 묻는 질문에 바로 봇물 터지듯, 빠른 말투에 쉼 없이 10분 이상 자신의 고충을 털어 놓고, 간단한 질문에도 과도하게 설명이 길어지는 등 호소가 많은 편임. 내담자는 변화에 대한 필요성이나 욕구가 높으나 어떻게 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며 답답해하고, 이에 치료자에게 문제해결이나 정보를 구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함.
5. 현병력
내담자는 ‘동네북처럼 여기저기서 맞고 다녔던’ 중학교 때부터 느꼈던 불안과 초조함이, 직장에 근무하고 가장이 되면서 점차 심해졌으며, 몸이 자주 아프고 늘 지쳐있어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고 할 정도로 약을 달고 지내왔다고 함. 혹시 심장에 이상이 있나 싶어 몇 년 동안 건강 검진 시 추가적으로 관련 검사를 해보았으나 결과상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함. 자신은 회사에서 늘 ‘예스맨, 스마일맨’으로, 정작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지내어 답답하고, 자신보다 승진이 빠른 동기나 자신보다 실력이 좋은 후배들을 보면 불안감이 심해지며, 동료들이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것 같아 스트레스가 심하였다고 함. 20- - 년 2월, ‘한 달 동안 어머니를 모시고 있으라.’는 큰형의 일방적인 통보에 황당하고 심한 분노를 느꼈으나, 어쩔 수 없이 어머님을 모시고 내려오게 되었으며, 이에 부인이 ‘밤새 울고’ 난리를 피워 더 심란하였다고 함. 이후 가슴통증이 더 심해져 마치 심장을 찍어 내리는 것 같고, 더욱 불안하고 초조하며, 전과는 달리 ‘남을 해하려는 생각’, 즉 자신을 화나게 하는 사람을 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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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러 죽이고 싶은 마음이 자주 들게 되었다고 함. 아무래도 이러한 증상이 어렸을 때부터 ‘넌 착한 아이다’, ‘하지마라, 엄마 말 들어라’고 억압되어 살아온 것이 그 원인으로 여겨져, 스스로 우울증이 의심되어 개인병원 정신과를 방문하여 우울증 질문지를 작성하였는데, 우울증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함. 처방받은 약을 복용한 후 증상들이 경감되자 ‘이것이 심리적인 문제다’, ‘우울증이다’라고 확신하게 되어, 좀 더 심층적으로 우울증에 대해 치료받고자, 본 대학병원 정신과 외래를 방문함. 내담자는 ‘이제 진정한 자신을 찾고 자유롭고 살고 싶다,’ ‘당당한 아빠로 아이들 앞에 서고 싶다.’는 의지로 본 상담을 결정하게 됨.
6. 가족관계
부: 내담자 고등학교 졸업 즈음에 열차 사고로 사망함. 독자로 귀한 대우를 받고 성장하였으나 경제 능력이 부족하여 가세가 많이 기울었고, 마마보이 경향이 심해 부인과 마찰이 많았고, 동기들에게 재산 갈취를 많이 당했다고 함. 자녀들에게 엄하지는 않았으나, 잔정이 부족하였음.
모: 현재 70세로, 노환으로 고생이 많음. 결벽주의에 욱하는 성격도 있었으나, 잔정이 많아 남 불쌍한 것을 못보고 잘 도와주었다고 함. 청산과부 슬하 독자에게 시집 와 시집살이가 심하였고, 남편의 무시와 시누이들의 구박이 심하여 술로 스트레스를 풀었음. 알뜰하며 경제적 관념이 탁월해 재산을 불릴 수 있는 계획을 남편에게 말해 보아도 ‘마마보이’인 남편이 협조를 하지 않았다고 함. 농사짓는 일로 바빠 내담자를 거의 돌보지 않았다고 하며, 왈가닥인 형과 달리 순한 내담자에게 “넌 착한 아이다, 엄마 아들이니까 엄마 말대로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늘 주입시켰다고 함. 고된 시집살이와 경제적 어려움 등 우여곡절 속에서도 신앙의 힘으로 버텨왔으며, 방언이나 신유 등 은사를 많이 받았다고 함. 현재 큰 형 내외와 살고 있으며, 큰 형 내외의 구박과 무관심을 주로 내담자에게 하소연 하는 등 내담자에 대한 의존이 크다고 함.
누나들: 4명으로 모두 출가함. 나이 차이가 많음. 큰누나는 내담자 7세 때 결혼, 출가하여 어린 시절을 같이 못 보냈으나, 내담자가 고 3때 서울로 취업을 나가 큰누나 내외와 함께 생활하면서 두 분의 근면성실, 절약 정신을 많이 본받았고, 큰 매형을 존경하고 있음. 둘째 누나가 내담자를 업어 키우며 주로 양육하였고, 지금도 내담자와 가장 친밀한 관계로 지내고 있음. 둘째 누나를 매우 좋아하고 있으며, 둘째 누나가 부부갈등으로 이혼한 것이나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음. 셋째 누나나 넷째 누나와는 거의 왕래 없으며, 모친에게 함부로 하는 누나들이 싫다고 함.
형: 큰 아들이라고 귀한 대우를 받고 자랐으나, 어렸을 때부터 거칠고 ‘깡패’처럼 헤집고 다녀 부모님이 많이 걱정 했다고 함. 장남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현재 부인과 동거를 시작하여 내담자에게 경제적으로 많은 신세를 졌다고 하나, 큰형 내외는 내담자에게 고마워하는 기색이 없으며, 그린벨트가 풀려 20억 재력가가 된 이후에도 경제적으로 도와 준 적이 없고, 내담자 내외를 함부로 대해 내담자 부부가 이를 섭섭해 하고 사이가 좋지 않음. 점쟁이가 형수에게 ‘너 때문에 집안이 폈다’라고 하자 더욱 교만해졌다고 함.
부인: 가정주부.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화목하지 못한 가정에서 성장하여 남자에 대해 적대적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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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남자를 꼭 이기려 한다.’고 하여 내담자와 잘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함. 사회경험이 부족하고 남편에게 의존적이며, 자녀를 돌보기보다는 컴퓨터 채팅이나 블로그 활동에 심취해 지내고, 슬픈 영화나 노래에 눈물을 보일 때가 많아, 내담자는 이를 답답해하고 있음. 경제적으로 너무 억척스러워 내담자가 하고자 하는 일을 반대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내담자의 불만이 큼. 현재는 내담자의 치료에 협조적이고 많이 배려해주며, 자녀들과의 관계나 집안 돌보는 일에도 큰 문제가 없다고 함.
자녀: 1남 1녀로 공부도 잘하고 의젓하다고 함. 엄마보다도 아빠를 더 찾고 의지한다고 하며, 아빠가 자주 피곤해하고 아픈 것에 대해 염려가 많다고 함.
6. 발달력
내담자는 2남 4녀 중 막내아들로, 모친의 늦은 나이(38세)에 계획하지 않은 임신으로 출생함. 모친이 임신 당시 심한 시집살이로 스트레스를 받아 자주 술을 마셨다고 함. 내담자는 기르기 쉬운 순한 기질의 아이로 또래와 비슷한 발달을 보였으나, 겁이 많아 사진 플래시 터지는 것도 무서워하여 사진을 잘 찍지 못했다고 함. 어린 시절 최초 기억은 4, 5살 때, 모친이 시집살이에 못 이겨 남의 집 식모살이로 집을 나가 누나들과 함께 울던 기억이 나고, 결국 누나들이 방송국에 가서 어머니를 찾는 방송을 하여 모친이 집에 돌아왔다고 함. 부모님이 농사 일로 바빠 내담자를 거의 돌보지 못하였으며, 형은 장남으로 ‘잘 돼야 한다.’며 총애를 받고 자라, 내담자의 우유나 먹을 것도 형에게 돌아갈 때가 많았다고 함. 부모님이 일 나가시고 누나들이 학교에 가면, 내담자는 혼자 남의 집 담 밑에 거적을 깔고 그 위에서 모친이 챙겨 놓고 간 찬밥에 고추장을 비벼 밥을 먹고, 대소변도 그 근처에서 보는 등 거의 방치되어 지냈으며, 주로 둘째 누나가 업어 키웠다고 함. 아동기 시절 형이 너무 거칠고 왈가닥인 성격으로 사고가 많자, 부모님이 내담자에게는 ‘형은 거치니 넌 안 된다.’, ‘넌 착한 아이니 엄마 말 들어라.’, ‘하지 마라, 하지 마라.’ 등 ‘착한 아이’로 세뇌 교육을 시켜, 부모님을 실망시킬 수 없어 점차 마마보이처럼 자라게 되었다고 함. 초등학교 시절, 성적은 중상위권이었으며, 또래관계가 원만하고 주변에서 순한 아이라고 불렸다고 함. 그러나 중학교에 들어서는, 어머니의 통제에 반발심이 생기고 반항심이 커져, 집에서는 여전히 착한 효자로 지내나, 학교에서는 교사에게 반항적이고 학교 담장 넘는 일이 잦으며, 선배들에게도 자주 덤벼 많이 얻어맞고 자신도 지지 않고 싸우는 등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거친 행동이 많아졌으며, 성적도 많이 떨어졌다고 함. 그러나 집에는 절대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을 알리지 않아 가족들은 이를 몰랐으며, 어쩌다가 이를 알게 된 형에게는 한 번 엄청 얻어맞았다고 함. 내담자는 이 시절부터 늘 가슴이 답답하고 초조하며 자주 불안하였다고 함. 중 3시절, 자신을 멋있다고 쫓아다니는 여자 아이가 있었는데, 자신과 어울리면 신세가 고달파 질 것 같고, 이성에 별 관심이 없어 거절했다고 함. 고등학교는 인문계를 진학했으나, 학업에는 관심이 없고 중학교 때보다 더 싸움이 잦아지고 학교생활이 불량해져 교사들에게 “꼴통”소리를 듣고, 내담자도 대부분의 교사에게 “다 뇌물 먹었다”라며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지금도 자신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준 농업 선생님에게는 감사하고 있음. 내담자의 가정은 늘 경제적으로 힘들었는데, 고 3때는 경제 문제가 극에 달하여 더 이상 학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형편이 되어서, 2학기 때 서울의 한 봉제공장에 취업을 하게 됨. 내담자는 출근길에 책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으나, ‘너희들이 대학에 돈을 쏟아 붓는 4년 동안 난 경제적으로 너희들보다 앞서 가겠다.’라고 위안을 삼으며 위축되지 않으려 했다고 함. 부친은 내담자가 어렵게 번 돈을 집에 기꺼이 내어 드려도, ‘네 형이 잘돼야 한다.’며 내담자를 섭섭하게 했던 기억이 있음. 그 해에 부친이 열차사고로 사망함. 이 시절 내담자는 형을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 하였으며 형이 결혼한 후에도 여러모로 형 내외를 도왔으나, 막상 형 내외는 내담자가 결혼할 때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으며, 재력가가 된 후에도 나 몰라라 하는 태도를 보여 이에 대한 섭섭함이 큼. 89년부터 H공업에서 생산직 사원으로 근무하면서 회사 노조 발기인으로 활동하여 동료들의 복지를 위해 앞장서 항의하거나 입장을 표명하는 등 사내에서 큰소리를 치고 지냄. 그러나 동료들이 자기 앞에서는 잘한다, 잘한다 해놓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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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는 “저 사람 때문에 일을 못 하겠다.”라고 불평하는 것에 배신감이 들고, 자신의 안티적인 행동과 ‘아부를 떨지 못하는’ 성격으로 인해 승진에 불이익을 받게 되면서 스트레스가 심했음. 내담자는 30세에 중매로 결혼하여 이후 처자식을 생각하면서 더욱 몸을 사리고 자기주장도 제대로 못한 채 “예스맨, 스마일맨”으로 지내고, 젊은 후배들이 계속 치고 올라온다는 위기감까지 더해 가슴 답답함과 초조함, 위축감이 더욱 심해짐. 1996년, 보행자 교통사고를 낸 적이 있었는데 사고 종결 후에도 혹시 상대가 죽지는 않았을까 전전긍긍하였고, 전화벨 소리에도 깜짝 놀라는 등 맘고생이 심하였다고 함. 부인은 내담자에게 의존적이며 자녀양육과 가정살림 보다는 인터넷에 몰두해 지내고, 내담자가 무엇을 해보려고 하면 경제적인 이유로 이를 저지하거나 남편을 이기려는 태도를 보여 내담자가 부인에 대한 불만이 커짐. 한편, 형님이 어머니를 모시는 조건으로 내담자와 누나들이 유산포기 각서를 써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형 내외가 어머니를 구박하고 홀대하여 어머니가 이를 내담자에게 호소하는 일이 잦은 등 이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많고 형 내외에 대한 분노가 심했다고 함. 내담자는 어디에도 맘 붙이고 속을 털어놓을 곳 없이 지내오면서, 만성적으로 가슴을 찍어 내리는 듯한 통증과 불안, 초조감을 느끼며 체력과 의욕이 저하되어 지내왔다고 함. 한편, 내담자는 몇 년 사이 칼을 사 모으는 취미가 생겼는데(“칼이 나를 보호해주는 분신 같아요.”), 화나는 일이 생기면 “저 새끼, 칼로 찌르면 몇 주 나올 텐데, 확 찔러버리고 감옥에 가버릴까”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자식들을 생각하면서 참는다고 함. 올해 초 형님이 ‘어머니가 한 달 동안 집을 떠나 있어야 올해 운수가 대통한다.’는 점을 보고 와서, 내담자에게 어머니를 한 달 동안 모시고 있으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하여, 부인이 울고불고 원통해하였고, 내담자는 밤을 새워 고민하다가 어머니를 모시고 내려옴. 그 일로 인해 가슴통증과 불안, 초조가 더 악화되고 잠들기가 어려워, 혹시 우울증이 아닌가 싶어 개인병원 정신과를 경유하여 본 병원 정신과에 오게 됨.
8. 주요 치료적 접근 및 이론적 배경
내담자의 현재까지의 삶과 주증상과의 관계를 이해하고자, Young의 심리도식(권석만 등, 2005)을 적용함. Young에 의하면, 초기 부적응 심리도식early maladaptive schema은 아동기 시절에 충족되지 못한 핵심적 정서욕구core emotional need로 인한 것으로, 자기- 패배적인 감정과 사고의 패턴이 생애 초기에 시작되어, 굴복이나 회피, 과잉보상의 부적응적 대처방식을 통해 일생 동안 반복되는 것으로 이해됨. 이러한 만성적인 성격적 문제를 내담자가 자아- 이질적ego- dystonic인 것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 내면의 불일치감을 키워 변화 동기를 촉진하고자 함. 이를 위해 동기강화상담(신석만 등, 2006)을 적용하여, 내담자의 양가감정을 탐색하고 해결함으로써 내담자에게서 자연적 변화가 일어나도록 내담자- 중심적이면서 지시적인 방법의 효율적인 의사소통하고자 함.
9. 사례개념화
내담자는 부모로부터 충분한 돌봄과 수용을 받지 못하고, 형과 비교하여 ‘넌 착한 아이로 자라야 한다.’는 조건을 강요받는 등 다른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지지받고 싶은 정상적인 소망을 누리지 못하고, 자율성과 유능감, 정체감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짐. 이로 인해 내담자는 정서적 결핍 도식emotional deprivation과 결함/수치심 도식Defectiveness/Shame schema, 승인(인정) 추구 도식Approval- Seeking/Recognition- Seeking schema을 보이게 된 것으로 여겨짐. 내담자는 성장과정에서 자신의 타당한 욕구와 감정을 표현할 자유나 자발성, 유희를 경험할 기회가 차단되고, 자신의 욕구나 의사를 잘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한다고 하여도 이를 억압하거나 회피하는 방식으로 성장한 것으로 보임. 청소년기 때는 이에 대한 반발로 품행문제 등의 외현화로 과잉보상을 시도하였으나, 부모에게는 이를 숨기고 여전히 효자로 행동하는 ‘착한 아이’ 역할을 유지하여, 자신의 부적응적 도식에 굴복한 것으로 여겨짐. 초기 성인기 때에도 노조활동 등을 통해 권위에 도전하고 거침없이 자기주장을 하는 등 과잉보상 대처방식을 꽤 하였으나, 주변의 냉담한 반응에 위축감과 배신감을 느끼고, 결혼 이후 가정을 돌봐야하는 책임감에 부담감도 커져 점차 자신 없고 불만족스러운 외부 환경에서 철회하여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가정에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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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게 되는 등 회피적인 태도를 보여 온 것으로 여겨짐. 내담자는 공격성에 대한 반동형성과 적개심 투사로 자신 및 타인에 대해 엄격한 기준과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는 한편, 자신의 의존 욕구를 억압하는 것으로 여겨짐. 내담자는 정서적으로 우울하고 불안하며, 내면의 갈등을 주로 신체적 증상, 즉 만성적인 가슴통증과 피로감, 의욕저하 등으로 호소하는 것으로 여겨짐.
10. 치료목표
✔내담자의 치료 목표
1. 가슴통증하고 불안한 것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2. 내 원래 모습(20대 시절)대로 진솔하게 살고 싶다.
3. 비굴하지 않은 당당한 아빠로 제 2의 인생을 가족과 함께 하고 싶다.
✔치료자의 치료 목표: 자신의 초기 부적응적 심리도식에 따른 현재 증상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 동기강화상담을 토대로 하여, 내담자의 현 상태와 희망하는 상태 사이의 불일치감discrepancy을 증폭시켜 변화 동기를 구축하고 변화 실행 마음을 다져, 실제 변화행동을 수행하도록 도움.
1. 가슴통증 및 불안, 초조, 답답함 등의 증상 완화: 그 원인을 이해하며, 그 증상에 압도되지 않도록 적절한 심리적 거리를 두어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
2. 자신에 대한 이해와 수용: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 인정 욕구 및 의존 욕구를 인정하고,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도움. 내담자의 강점을 탐색하여 직장에서의 위기감과 경제적 불안감, 문제해결에 대한 부적절감을 보완할 수 있도록 도움.
3. 대인관계에서의 적대감과 불안감, 위축감, 고립감으로 인한 불편감을 살펴보고, 자신이 원하는 당당하고 진솔한 모습을 상상함으로써, 그 불일치를 줄여나갈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변화행동을 시도하여 사회적 관계를 촉진함.
4. 약에 대한 의존을 감소시키고 건강한 스트레스 관리방법을 도모함.
11. 치료 경과(2- - - 년 - 월 - 일 ~ - 월 일; 현재 진행 중)
✔매 회기당 1시간(접수 면담은 1시간 30분), 주 1회, 현재 총 12회기 진행됨. 슈퍼비전은 매 회기마다 지도 받음.
✔상담 초반(1회기- 5회기): 치료자가 개입할 틈이 없이 쉴 새 없이 자신의 고충을 토로함. 초기 부적응적 심리도식에 대한 탐색을 주목표로 함. 내담자는 변화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변화에 대한 자신감이나 준비가 부족함. ‘우울증’이라는 진단명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치료자가 무엇인가를 해주길 기대함.
✔상담 중반(6회기- 9회기): 상담 초반 치료에 대한 기대가 높았으나 자신의 기대만큼 치료자가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자 치료에 대한 저항을 보임. 마침, 작업 중 부상으로 산재기간을 갖게 되어 동료들과의 갈등이 덜해지자, 6, 7회기에서 극적으로 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과잉보고하면서 이제 스스로 해 보겠다며 치료 종결을 요구함. 그러나 8회기에서 돌연 태도를 바꾸어 자신이 성급했다며 상담을 지속하길 요구함. 9회기에서는 전보다 차분한 태도로 상담에 임하였으며, 변화에 대한 동기가 높고 어느 정도 변화자신감을 보이는 바, 단계 2로의 전환이 가능한 것으로 여겨짐.
✔상담 후반(10회기- 13회기): 자신의 부적응적 심리도식과 부적응적 대처방식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변화에 대한 필요성과 의지, 준비가 충분한 것으로 여겨짐. 단계 2의 작업으로, 내담자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치료목표를 설정하여 변화행동을 시도함. 몇 가지의 성공경험을 검토하면서 좀 더 변화 자신감이 강화됨. 여전히 ‘우울증’과 그 원인에 대한 답을 치료자에게 구하거나 변화에 대한 양가감정을 보일 때도 있으나, 차츰 내담자 스스로가 해답을 제시하고 대처방안을 세워가는 변화실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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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잡음.
☑ 1회기(- - 년 7월 21일): 내담자의 주문제에 대한 탐색, 내담자의 변화 동기 확인하기
✐주요 내용: 주호소C/C을 묻자, 만성적으로 겪어온 가슴통증과 불안, 초조에 대해 15- 20분간 연속으로 토로함. 이 증상들은 아마도 어렸을 때 부모가 ‘넌 착한 아이다, 하지마라, 하지마라’라며 자신을 억압해서 키웠기 때문인 것 같으며, 96년에 있었던 교통사고로 인해 너무 겁을 먹어 더 자신감을 잃었다고 함. 평소 부인에 대한 불만과 형과의 갈등, 최근의 스트레스 사건을 보고하면서, 젊어서부터 장남 대행으로 가족들을 위해 공장에서 일했던 것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나 여전히 가족들의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사정, 경제적인 이유로 자신의 여유를 누리지 못하는 사정을 호소하며, “온 집안의 스트레스 해소용은 나다. 내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원통함을 보임. 내담자는 칼을 사 모으는 취미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화가 나면 다 찌르고 싶지만 자녀들을 생각하면서 참는다.’고 함. 한편,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는 없으며 동료들과의 관계도 원만하다고 보고함. 내담자는 “내가 좀 살아보려고 스스로 병원에 찾아왔다. 자녀들한테 맨날 아프고 나약한 모습 대신 당당한 아빠로 서고 싶다.”라는 의지를 보임.
✐치료 개입: 1회기에서는 내담자의 적극적인 자기노출이 주를 이루어, 주로 반영적 경청을 통해 문제를 좀 더 탐색하고 지지해 줌. 정서적 결핍 도식과 결함/수치심 도식, 승인(인정) 추구 도식의 가능성이 시사됨. 내담자 스스로 현실에 대한 불만족감과 불일치감을 느끼고 있어 변화 필요성이나 변화 욕구가 높은 것으로 여겨짐. 한편, 희망하는 변화가 ‘와일드하고 외향적인, 거침없는 성격’이라는 정의는 성숙하지 못한 태도인 것 같아 우려됨.
✐슈퍼비전: 첫 시간에 내담자의 이야기에 경청하는 것으로 진행하는 것은 좋으나, 내담자의 말에 지나치게 압도되거나 끌려 다니지는 않도록 의식적인 알아차림이 필요함. 호소문제가 장황하니 위계구조를 구상하여 이해해보고 핵심적 문제를 파악하여 요약해주는 것이 필요함. 경제적 스트레스가 있으나 이를 억압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중년 남성의 위기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함. 시간 배분에 신경을 쓰고 내담자로부터 피드백을 얻는 것도 필요함. 다음 회기에서는 치료시간의 구조화를 확실히 소개하며 시작하고, 회기 끝에는 요약을 해주도록 함.
☑ 2회기(- - 년 7월 28일): 내담자의 주문제에 대한 탐색, 내담자의 변화 동기 확인하기
✐주요 내용: 부인에 대한 불만을 호소하는 한편(“옆에 있는 것조차 싫어요.”), 1회기에서와는 달리 직장생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함(20년 동안 똑같은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것에 대한 지겨움, 무엇을 해도 맘이 불안, 초조하고 완벽하게 소화해 내야 하는 중압감). 내담자는 지금까지 모은 재산을 다 아내한테 주고 나 혼자 자유롭게 전국 일주를 하든 훨훨 날아보고 싶다며 하소연함. 정신과 치료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한편, 약에 대한 의존이나 기대가 높아 “여기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은 약발이 잘 서지 않는다.”라며 불안해하여, 이에 대해 같이 토론해 보고 약물치료에 대한 이해를 도움.
✐치료 개입: 내담자는 1회기와 유사한 양상을 보여, 치료자는 주로 반영적 경청으로 회기를 진행함. 변화에 대한 의지는 높으나 아직 변화에 대한 자신감이나 준비가 부족하고, 치료자에게 의존이 큰 것으로 여겨짐. 치료 세팅을 재설명해주고(물리적 구조와 내담자의 역할 및 치료자의 역할), 내담자의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함(3년 동안 꾸준히 검도를 배운 인내력, 가족들을 사랑하는 마음, 자신을 돌보고 싶어 하는 마음). 내담자는 “제가 찾아갈 방법(문제해결방법)을 알고 있다고요?”라며 의아해하나 긍정적으로 수용함. 다음 회기까지 자기보고식 검사MMPI, PAI, SCL- 90- R, SCT, BDI, BAI를 작성해오도록 함.
✐슈퍼비전: 내담자의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으로 잡히나? 치료자가 내담자의 경제적 고충이라는 현실적 문제보다 자기실현 등의 추상적인 이슈에 몰두해 있는 것이 아닌가 검토해 보도록 함. 회기 시작할 때 내담자에게 의제를 질문하는 것도 방법임. 내담자가 “아내한테 이야기 하지 못하는 것을 선생님한테 얘기하니까 그나마 나중에는 어떤 정답을 얻을 것 같아요”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한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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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 다행이라는 느낌인가, 부담되고 거북스러운가? 치료자는 내담자는 지지해주고 버텨주되, 중심을 잃지 않도록 함. 내담자에게 치료의 목표와 ‘치료의 책임을 공유한다.’는 개념을 확실히 주지시켜주도록 함.
☑ 3회기(- - 년 8월 11일; 치료자 여름휴가 관계로 2주 만에 만남): 내담자의 주문제에 대한 탐색을 목표로 함, 내담자의 변화 동기 확인하기
✐주요 내용: 여름휴가 동안 있었던 가족 간의 갈등과 스트레스를 보고함. 이제 본격적으로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를 호소하였고(“회사에 나가려고만 하면 답답하다, 회사 증후군? 웃어넘기려고 하니까 속만 터진다, 운동선수들이 먹는 약이라도 먹고 싶다. 남한테 지기는 싫은데 체력적으로 뒤처지니 더 불안, 초조하다.”), 며칠 전 작업 중 기계에 손이 눌린 사건(센서 오작동)으로 상사에게 싫은 소리를 들었으나 아무 말 못하고 지나간 것에 대한 원통함을 토로함. 칼 모으는 취미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이제는 위험한 것을 아니까 그만 해야겠다고 함.
✐치료 개입: 지난 회기에 비해 변화대화는 많지 않으나 현 상태유지의 단점에 대한 호소는 지속됨. 여전히 변화 의지나 준비가 부족한 느낌이며, 치료자도 변화동기를 구축해주지 못하고 내담자의 호소를 들어주는 것에 치우쳐 있다는 느낌이 듦.
✐슈퍼비전: 내담자의 이야기가 길어지니 중간 중간 요약을 해주어 흐름을 모으도록 함. 내담자의 호소에 치우치기 보다는 변화대화에 선택적으로 반영해주고 좀 더 지시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음.
☑ 4회기(- - 년 8월 18일): 내담자의 심리도식 이해를 돕고자 함. 내담자의 변화동기 준비시키기
✐주요 내용: 일주일 어떻게 지냈는가의 질문에 ‘잘 지냈다’라는 보고와는 달리 한숨을 쉬며 답답해하는 반응을 보이며(“빨리 이 굴레를 벗어나고 싶다. 답답하고 뭔가에 쫓기는 것 같아 잠이 들기 힘들다.”) 치료에 대한 불만, 저항을 표현함. 최근 부인과의 관계는 급호전되었으나(“부인이 많이 양해해준다. 이제 집이 편해졌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경제적 걱정, 미래에 대한 불확실감이 심하고, 스스로 돈에 대한 집착이 커서 그로 인한 단점을 보고함. 완벽한 사람이 되고자 조급하며, 감정 억제가 심하고 회피적인 태도가 있어 표면적인 갈등표출을 하지 못한 채 지나가고, 머릿속에서 계속 그 생각들을 하고 지낸다고 호소함. 치료를 통해 활기찬 성격으로 바뀌어 남들보다 앞서 나가고 빛을 발하고 싶다는 과잉보상 욕구를 보이나, 한편으로는 쉽게 포기하거나 잘 실천하지 못하는 성격을 자책하며, 변화행동 실천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임.
✐치료 개입: 내담자에게 심리도식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였으나, 피상적인 수준에 그치는 것 같음. 치료에 대한 기대와 저항의 양면감정이 탐지되며, 변화동기는 높으나 변화준비성과 자신감이 부족해보임. 치료자에게 답을 구하고자 하는 의존적인 경향이 있으며, 해결방안을 제시해주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함. 치료자는 아직 변화동기가 완전히 구축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내담자의 양면감정을 반영해주거나 변화에 필요한 내담자의 자원, 강점을 확인시켜주는 작업이 좀 더 필요하다고 여김.
✐슈퍼비전: 아내와의 관계가 호전된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좀 더 반응을 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 한편, 아내와의 문제에서 핵심적 감정을 탐색해 볼 필요가 있음. 내담자가 수동적인 태도가 있으니 ‘지난 회기의 내용을 일주일 동안 생각해 보았나’, ‘이번 시간을 요약해 볼 수 있겠나’ 등을 확인하여 치료에 좀 더 참여하도록 함.
☑ 5회기(- - 년 8월 18일): 내담자의 심리도식 이해를 돕고자 함. 내담자의 변화동기 준비시키기
✐주요 내용: 3회기 때 얘기했던 손부상으로 MRI 촬영을 한 후 좁은 곳에서 답답해지는 증상이 있어 밤에 잠자기가 어렵다고 보고함. 지난 회기들과 유사한 스트레스들을 호소하며, 가슴통증과 불안,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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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에 대한 10점 리커트 척도에서 7~8점으로 평가함(“방금 반장한테 한 마디 듣고 왔어요. 작업량이 미비하다고.”). 부인이 전보다 배려를 많이 해줘서 좋지만, 여전히 아이들 양육이나 가사가 미덥지 못하고 인터넷에 중독되어 있다고 함. 내담자를 성장과정을 회상하면서 “어렸을 때를 떠올리면 쓸쓸하고 처량해 보인다. 엄마 품이 그리웠는데 그걸 채워주지 못한 것 같다. 부모님이 날 배짱 있게 키워주지 못해서 내가 소심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함. 한편, 내담자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당당한 아빠가 되고 싶다는 의욕을 보임. 회기 초반의 리커트 척도를 다시 묻자 2, 3점으로 평가함. 여전히 내담자는 쭉 호소를 쏟아낸 다음에, 끝무렵에 치료자가 결정적인 답을 주길 바라는 인상임.
✐개입 내용: 부인의 인터넷 사용에 대해 같이 탐색해본 결과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내담자가 부인에 대한 이해가 피상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것으로 여겨짐. 내담자에게 심리도식 접근으로 문제를 정리해주자,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으로 보임. 내담자가 지니고 있는 강점(둘째 누님의 지지와 긍정적 교류, 자녀들에게 떳떳한 부모가 되고자 하는 가치관)을 짚어 줌.
✐슈퍼비전: 회기마다 이슈는 달라도 전체적인 흐름이 치료목표에 부합되도록 선택적, 지시적 진행을 할 필요가 있음. 지금은 흐름이 분산되어 있다는 인상임. 내담자의 기분에 변화들이 있는 것 같은데 잘 탐지가 되나? 내담자의 기분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함. 그리고 부정적 정서든, 긍정적 정서든 내담자가 언어적으로 표현하도록 도움.
☑ 6회기(- - 년 9월 1일): 접수면담에서의 핵심내용을 설명해주고, 이를 심리도식과 연결시켜 이해하기; 내담자의 변화 촉진하기
✐주요 내용: 손부상 악화로 산재요양 중임. 그 과정에서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하여 주변에서 잔꾀 부리냐는 오해를 하여 난감했음. 가슴통증과 불안, 초조에 대한 10점 리커트 척도에서 7, 8점을 평가함. 내담자는 노조위원장 선거로 회사에서 들어오는 로비와 관련하여, “그 동안 너무 양보만 해왔다. 상담을 하다보니까 내 주관대로 소신 있게 ‘예스, 노’를 분명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 왜 선생님이 방법을 안 가르쳐주나 생각했는데, 한 달 정도 해보니 스스로 바꿔가는 것을 알겠다.”라며 치료로 인한 변화를 보고함. MMPI를 해석해주면서 내담자가 궁금해 하던 성격 문제를 탐색하고자 하자, 전과는 달리 “이런 얘기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슬픈 과거는 잊으려고 한다. 도움 되는 것도 아니고. 부모 원망한 적 없고 스스로 노력하면 된다.”라며 저항적인 태도를 보임.
✐치료 개입: 내담자가 이완된 태도를 보이며, “이제 두려울 것도 없고, 전환할 때가 온 것 같다.”고 하여 표면상으로는 MI의 단계 2변화실행 마음 다지기 도입에 도달했다는 인상을 받음. 치료자가 그 동안 회기들에서 나타난 변화들을 짚어주자, 내담자도 변화에 대한 희망을 좀 더 표현함. 내담자의 급진전이 반가우면서도 무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섣부른 판단이 아닌가 싶어 변화의 나선형 효과에 대해 설명해주고, 좀 더 변화동기를 북돋아 줌. 한편 내담자가 치료를 종결하고자 하여 치료의 긍정적인 측면을 과다하게 보고하는 것이 아닌가 불안하기도 함.
✐슈퍼비전: 치료자의 느낌대로 회피적이고 싫은 소리 못하는 내담자가 치료 종결 의사표현을 이런 식으로 할 수 있음.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적극적인 경청과 정확한 공감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도록 함. 내담자가 저항행동을 보이고 있으니, 다른 치료접근을 고안해 봐야 하겠음.
☑ 축어록(5회기)
변화행동 보고
(중략) 치료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것과 관련하여 자신의 엄격함에 대한 스트레스를 보고함. 명절 기간 동안 있었던 변화를 보고함
P5: 내 소신을 밝혔으니까, 형한테.
T6: 소신을 밝혔다는 건 어떤 말씀이세요?
P6: 형은 이제 제사를 지내는데, 저는 제사를 못 하겠다고 형한테 했죠. 절 못하겠다고.
T7: 쉽지 않은 말씀이신데, 어떻게 이 말씀을 하시게 되셨어요? 그 때 고민 많이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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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 고민도 좀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했는데. 내가 내 생각을 말 못하고, 그냥 타인에 의해서 끌려가는 것 보다 내 생각을 이제부터 말하고 싶어서 얘기를 했어요. 끌려 다니는 게 싫어서
T8: 그럼 형님 반응이 어떠시던가요?
P8: 좀 짜증적이죠. 절을 안 하려면 아들하고 지낼 테니까 아픈데 뭐 하러 오냐고 오지 말라고 엄마한테 그랬나 봐요. 형이 싫어하죠.
T9: 지난 시간에 많이 고민하시면서. 그 때 그랬죠. 구정 때와는 달라질 수도 있다. 구정 때는 일방적으로 ‘어머니 모시고 가’ 그런 말도 하고, 그 때 많이 화나시고. 그 때와는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 한 번 겪어보자
P9: 그 때는 뭐 어머니 모시러 가라는 얘기는 안하고요, 아무 말 없이 둘이 형하고 조카하고 성묘하고, 우리집 식구끼리 간다고 얘기하고 집에 왔는데, 둘째 누나가 같이 가고 싶어 하니까. 둘째 누나 데리고 다음 주에 아버지 산소 다녀 올 생각중이예요.
T10: 말씀은 덤덤하게 하시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참 놀라운 변화시거든요.
P10: 왜요? (웃음)
T11: 이렇게 소신 있게 말씀을 하시고, 형님과도 이렇게 얘기를 하고, 고민했던 것들에 대해서 정말 부딪혀 보시고, 막상 부딪혀 보니까 생각보다 그렇게 큰일은 안 일어나고, 저는 참 놀라운 변화라고 생각되는데, 스스로는 어떠세요?
P11: 제 스스로는 조금 약간의 뭐랄까요. 형제지간의 우애를 많이 따졌어요. 내 스스로가 힘껏 벌어서 살면 되는 거다. 형한테 의지를 안 하고 독립적으로 살아왔는데, 저는 ‘형형’ 하면서, 형한테 이제 의존은 안 하지만 형 생각은 많이 했어요. 제 나름대로 많이 한다고 했고. 형은 내가 아파도 전화 한 통화 없고, 그러다 보니까 내가 서운한 감이 많죠. 그러다 보니까 점점 가도 거리가 생기더라고요. 결혼을 하고 나서도 거리감이 생기고, 이제 내가 할 얘기는 형이라도 해야겠다. 굳이 내 생각 말 안하고 끌려 다니기 싫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독교 집안에서 절을 한다는 게 저 역시 못마땅했고. 아버지 살아생전에는 일하나 안하다가 돌아가시니까 우리 아버지 불쌍하다고 제사 드리는 게 제가 볼 때는 가식 같고. 그러면 돌아가신 아버지만 불쌍하고, 살아계신 어머니는 안 불쌍하냐 그런 생각도 들고. 그래서 이제 단호하게 결정을 내렸죠. 질질 끌려 다니지 말자. 내 스스로가 판단해서 헤쳐 나가자 결심을 한 거죠.
T12: 여러 가지 고민이 있으셨는데, 한편으로는 이제 단호하고 얘기를 해보자 하시고 정말 얘기를 하셨어요. 기분은 어떠세요?
P12: 처음에는 좀 어려웠죠. 근데 내 스스로가 처음이 어렵지 하고 나면 별거 아니다 하는 것을 느꼈고, ‘하기가 어렵지 해보면 할 수 있구나.’ 그걸 느꼈어요.
T13: 자, 할 수 있겠구나 그런 자신감은 참 높이 삽니다. 그리고 시도를 하셨고요. 자신감이나 이런 시도 같은 것에 대해서 칭찬해드리고 싶어요. 잘 하셨고요. 저도 안 그래도 궁금해 하고 있었습니다. 저번 시간에 했던 얘기 중에서 교회에 대해서 고민하는 얘기도 하셨죠. 신앙적인 얘기도 하셨고요. 그리고 처음에 말씀하셨던 것들, 좀 더 당당한 나로 살고 싶다. 제 2의 인생을 살고 싶고 가족과 함께 하고 싶다 얘기하셨어요. 좀 자유롭게 해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좀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같이 생각해보시고, 진짜 한 번 변화를 해보자고 말씀을 드려볼까 하는데 좀 어떠세요?
P13: 예, 예.
요약
T14: 우리가 지금 열 번째 시간인데, 그 동안 많은 얘기가 있었어요. 제가 요약을 해보면요, 첫 번째 시간에는 만성적으로 힘들었던 것들. 가슴 찍어 누르고 그런 것들을 말씀하셨어요. 그러면서 형님과의 갈등, 부인과의 갈등, 부인이 부인의 일을 제대로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것까지 힘들다 말씀하시면서 차차 얘기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말씀하시면서, 그런 관계나 너무 예스맨으로 사니까 나를 실없는 사람으로 보고 함부로 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손도 다치셨죠. 그 일로 여러 가지 갈등이 더 표면화된 것도 있고. 한편으로는 쉬시면서 자기를 돌아볼 여유가 생기셨죠. 그래서 전하고는 달리 좀 느긋해지시고 생각도 많이 하시면서 좀 자신감 있고 해봐야 했는데, 상사분하고 예기치 않은 일이 있으면서, 내가 의욕이 앞섰나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왜 내가 만만한 사람으로 대우를 받아야 하나 화가 나셨고. 대자보 붙여서 하는 방법도 있는데 어떻게 할까 고민도 하셨고요. 그러면서 상담이나 변화에 대해서 다시 큰 의지를 보이셨어요. 그 사이사이에 여러 가지 강점들, 한 번 해보겠다고 하면 해내는 것이나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나 내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마음들을 찾아보셨고요. 지난 시간까지는, 신앙에 대해서 궁극적으로는 신앙의 문제 같다는 얘기를 하시면서 변하고 싶다는 변화의지를 다시 한 번 말씀 하셨어요. 제가 요약한 것 중에서 이것은 빠진 것 같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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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 낫겠다 하는 것이 있으세요?
P14: 그런 것은 없고 선생님이 요약을 잘 하셨네요. 제가 애기한 것에 대해서 잘 요약을 하셨어요.
(중략)
T16: 그러면 지난 시간 신앙고민에 대해서 더 얘기를 해보고, 그리고 우리가 늘 가슴통증이나 답답한 것들을 시작할 때마다 여쭈어 보죠. 오늘은 좀 어떠세요?
P16: 아직까지는 답답하고요. 지금은 약을 먹어서 좀 안정이 되고. 지금은 잠자는 것 자체가 좀 두려운 것 같아요.
T17: 잠자는 것 자체가 두렵다는 건 어떤 말씀이세요?
P17: 그러니까 내가 이루지 못한 것들이 많은데 그걸 이루지도 못하고 잠만 잔다 그런 생각이 드니까 시간이 아까운 생각이 들고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지금은 좀 많아졌어요.
T18: 이전에는 이런 말씀을 안 하셨는데, 원래 이런 생각을 하셨는데 지금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최근의 일인가요?
P18: 예전부터 그랬어요. 예전부터 잠자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이뤄야할 것들은 많은데 왜 이렇게 짐승처럼 잠만 자나 그러한 생각이 많이 들고, 나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이 많이 들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러다보니까 잠자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답답해요.
T19: 그러면 뭔가 이루고 싶다는 욕구나, 좀 더 발전하고 싶다는 욕구는 긍정적인 의지라고 할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내가 이것 때문에 잠도 못 잘 정도다 한다면 좀 고민을 해봐야겠는데요. 왜 그런 다급함이나, 거기서까지 그렇게 잠을 못잘까 라는.., 하루에 몇 시간 주무세요?
P19: 하루에 보통, 자기는 일찍 누워요. 보통 세, 네 시간을 뒤척이다가 진짜 피곤할 때 그 때 잠깐 눈 붙이니까. 진짜 잠드는 건 몇 시간 안되는 것 같아요.
T20: 한 몇 시간 정도요? 몇 시에 주무셔서, 몇 시에 깨시죠?
P20: 보통 열시나 열한시에 자는데, 엎치락뒤치락하면 1시에 잠들었다가 6시 정도에 깨요.
(중략)
T22: 그러셨겠네요. 그러면 잠은 몇 시간 정도 자는 게 맞다고 생각하세요?
P22: 잠은 7시간 정도 푹 자야 되는데, 그 정도를 못 자니까 회사에 들어가서도 항상 지쳐있고 피곤하고. 남들은 쌩쌩한데, 일단은 제가 잠을 못 자니까 항시 그냥 뒤처지는 생활을 하게 되죠. 좀 뭐랄까? 남들보다 좀 속도가 느리다고 할까, 피곤하니까. 움직이는 면에서 속도가 느리고.
T23: 이건 그 동안 제가 몰랐던 얘기예요. 그동안 의욕 없고 피곤하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잠을 잘 못 주무시고, 남들보다 잠이 부족하다는 것은 제가 처음 듣는 얘기인데요. 그러면 오늘 처음 말씀하셨다는 것은, 그동안 이것이 심각하거나 그런 생각을 안 하셨어요?
주요 질문
P23: 그것은 그렇게 굳이 생각을 안했었어요. 안 했었는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너무 강박관념이라고 할까, 이런 게 나를 더 많이 찍어 누르고 괴롭히고 하는 것 같아서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는 거죠.
T24: 음.. 그럼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잠 주무시는 문제에 대해서 짚고 간다면요.
P24: 잠을 좀 푹 자봤으면 좋겠어요. 잠을 딱 자고 7시간, 5시간이든 자더라도 한번 푹 자서 다음날 활동하는 데에 지장만 없을 정도로 해봤으면 좋겠어요. 어렸을 때부터 자라오면서 환경적으로나 심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못 살다보니까 여유라는 게 없어지고, 나를 좀 더 습관화해서 압박해오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볼 때,
T25: 그 동안 이 것 때문에 많은 고생 하셨는데요. 이제는 조금 잘 자고 싶다, 푹 자고 싶다 생각하시는데, 그러면 이O호님이 생각하시는 푹 잘 수 있는 방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세요?
(중략) 내담자가 수면문제에 대처해온 방법들을 리뷰하면서 장단점을 알아봄. 내담자는 수면에 대한 엄격한 태도로 더 여유가 없고 힘들어진다고 호소함. 내담자는 신앙을 회복하고 싶어 오랫동안 미뤄오던 교회 출석을 현재 2주째 지속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부인의 중보를 고마워하고 있음. 치료자는 수면문제와 신앙을 연관 지은 성경통독 및 호흡기도 등 몇 가지 아이디어들을 제안하고, 내담자가 여러 가지 리스트 중에서 가능한 변화행동을 선택하게 함.
P44: 회사에서도 어저께 직장한테 연락이 왔어요. ‘산재, 너 연기했니?’ ‘예, 연기했습니다.’, ‘언제까지냐?’, ‘10월 말까지 연기를 했습니다.’했더니 죽는 소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될 수 있으면 빨리 나아서 들어갈 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언제는 욕하고 저기 했던 놈이 자기가 다급해지니까 아쉬운 소리를 하는 구나’, ‘절대로 남한테 슬픈 마음의 상처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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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는 하지 말자’, 생각이 들더라고요. ‘언젠가는 나도 저 사람한테 아쉬운 얘기할 수 있고, 저 사람도 나한테 아쉬운 얘기 할 수 있는 건데, 혈기를 가지고 사람을 대하지 말자’, 그런 생각이 제 머리를 스치더라고요. 좋게 얘기를 하고 좋게 다스리고 했죠. (중략) 그런데 이제 한편으로는 그 사람이 불쌍한 면도 있어요. 왜냐면 그 사람은 위기의식이 더 많죠, 저보다. 높은 자리에 있으니까 정리해고도 더 빨리 오게 될 거고, 회사가 어느 정도 압박을 가해오니까 뭘 못하고 불안감에 다급하게 생활할 수도 있겠구나, 불쌍한 마음이 들어요. 그래도 어차피 제가 연기를 해 놓은 거고, 나야 들어가는 거니까 시간이 말해주겠고, 그런 거지요.
(중략) 치료자가 전과 달리 상사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 변화사항을 짚어줌.
변화대화
P47: 그런데 말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어느 한편 제 뒤쪽에서는 좀 할 말을 가서 따져야 할 것은 할 말은 해야겠다. 그것은 아직까지는 제 가슴 속에 남아있는 거죠, 아직까지는. 내가 그 사람의 동생이라든가, 아니면 아버지도 아니고 형도 아니고, 그 사람은 제 3자일 뿐인데, 형도 그런 소리를 안 하는데, 제 3자인 그 사람이 그런 소리를 했다는 것은 나로서는 가서 따져야할 부분 아니겠습니까, 선생님. 가서 정당하게 따질 건 따지고 거기에 대해서 사과를 받고 해명을 받아야지요. 이렇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더라도 사과와 해명은 분명히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걸랑요. 그래야 내 자신이 자꾸 변화하는 것 같고, 변화를 해야만 여기서 이 괴로움에서 자꾸 벗어나야 무언가 뜻을 이루지 않을까, 자꾸 노력을 해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내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사람이 잘못을 했으니까 그 잘못에 대해서 그 사람이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을 받고 싶어요, 아직까지는.
변화목표 구체화
T48: 그러면 여기서 내 자신이 변화해야한다고 말씀하셨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안타깝고 딱하고 측은지심이 드는 건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변화인데, 한편으로는 정정당당하게 요구할 것들, 해결할 것들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어요. 그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여기서 제가 여쭈어 보고 싶은 것은, 자신이 어떻게 변화하겠다는 것들을 좀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주셔야, 우리가 정말 뭐를 시도해봐야 할 것인가 얘기가 나올 것 같은데, 이O호 님이 말씀을 해주시면요.
P48: 첫 번째는 가슴에 담아두지 아니하고, 옳다 그르다 정당하게 얘기를 하고, 욕하고 서로 싸울지언정 긴 건 기다, 아닌 건 아니다, 정정당당히 살고 싶고요. 또 그 다음에는 두 번째로는 좀 내 몸에 대해서, 제 신체에 대해서 좀 더 강인해지고 싶고, 계속 운동함으로써 더 좋아질 수 있는 그러한 계기가 되고 싶고요. 그리고 또 세 번째는 이제 책을 읽으면서 논술적으로, 어떠한 책을 통해서 이제 논술적으로 사람과 대화할 때 논리정연하게 이야기하고 싶은 그러한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게 내 자신을 더 변화시키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 같고. 그 다음에는 이제 취미생활을 갖고 싶고. (중략) 여행을 좀 다니고 싶고, 그거예요. 그것만 되면 좀 내 생활이 변화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T50: 목표가 구체적일수록 이루어내기 쉽고, 그 변화를 알아보기가 쉬워요. 그리고 4가지를 제가 적었고요. 이것은 저와 초반부터 말씀을 하셨던 내용들인데 진행이 되면서 좀 더 구체화가 되어서 4가지가 되셨고요. 이것을 잘 말씀을 하셨고, 그리고 여기에 제가 좀 더 덧붙일 수 있다면, 아까 말씀하셨던 신앙적인 것.
P50: 아, 신앙적인 것을 빼먹었구나.
T51: 그러면 벌써 변화가 시작되신 것들을 좀 짚어 볼까요. 첫 번째는 가슴에 담아두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얘기하고 살고 싶다. 그런 것은 지금은 전에 비해서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세요?
P51: 지금은 20% 정도.
T52: 20% 정도요, 어떤 일을 통해서요?
P52: 첫 번째는 형한테 얘기를 했으니까. 서서히 10%대에서 20%대죠. 제사 못 지내겠다 얘기를 했고. 그 다음에는 직장한테도 당당하게 얘기 할 수 있을 것 같고. 아직까지는 준비단계죠, 형한테 얘기한 게 한발 한발 앞서가는 거니까, 자꾸 계단으로 올라가면서 한발 한발 수위를 높여가는 방법을 하고 싶어요. 지금 아직 준비단계고, 그 다음엔 점검 해가면서 수위를 좀 높이고, 논리 있게 얘기할 수 있고.
T53: 내 몸에 대해서 좀 더 강인해지고 좋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것들은 전에 비해서 좀 어떠신가요?
(중략) 신체 건강에 대한 변화행동으로 운동 및 식이요법에 대해 논의함. 한편 본인의 과체중에 대한 스트레스를 토로함.
과거 성공담
P64: 예, 저 같은 경우에는 체중이 키에 비해서 많이 나가서, 콩가루나 미숫가루 종류 있잖아요, 선생님. 단백질을 많이 섭취해서 운동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 걸로다가 하면서 살을 좀 빼고 싶고. 비만한 몸에서 정상적인 몸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 있죠. (중략) 20Kg 내지 23Kg를 빼야 정상 몸무게걸랑요. 제 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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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제가 여름에 한 달 만에 10kg를 뺐걸랑요. 재작년에 75kg까지 만들었어요, 72kg까지. 72kg까지 만들었고, 세 달 만에 20kg 뺐나요, 음식 조절해가면서.
T72: 세 달 만에 20kg 빼셨다고요?
T72: 예, 그러니까 하루에 보통 한 시간 정도 러닝머신을 뛰었어요, 매일 같이. 그랬더니 한 10 몇kg가 빠지더라고요.
T73: 아니, 이O호님! 이런 일이 있으셨다면, 왜 저번에 제가 한 번 맘먹으면 할 수 있는 게 어떤 것이 있냐고 했더니, 한 번도 없다고 하셨어요?
P73: 예? 제가 그랬어요?
T74: 예. 제가 맘먹어서 성공한 것이 뭐가 있으시냐고 했더니 지금까지 한 번도 없다고 하셨는데.
변화 대화
P74: 그래가지고 한 40분 이상 뛰니까 72kg까지 되더라고요. 또 담배를 끊으니까 찌는 속도가 빨라지더라고요, 빼는 속도보다. 찌는 속도가 더 빨라지더라고요. 거기서 또 주저앉았죠. 지금은 다시 한 번 시도를 해보고 싶고요. (중략)
T76: 과정이 성공적이셨는데, 그 때 일시적으로 올해까지 오다 보니까 다시 몸무게가 돌아왔고. 좋은 성공경험이었는데 다시 몸무게가 돌아오니까 좌절스러우셨나요?
P76: 좌절스럽지는 않고,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요. 할 수는 있는데, 이제 제가 처음에 시작하기가 힘든 사람이예요. 이제는 좀 더 노력해야 되겠다 라는 자신감을 좀 갖고 해보자 생각이 들고요.
T77: 처음 시작이 힘들다라는 것도 사실이시고. 한편으로는 다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있으시고. 두 가지 마음이 많이 왔다갔다 하시면서 그러면서 계속 변화가 이루어지겠지요. 오늘은 체중에 대해서 얘기를 구체적으로 했네요. (중략) 그 때 체중이 많이 빠지시면서 몸이 힘들거나 부대끼지는 않으셨나요?
P78: 더 가뿐하면서 기분이 좋았어요, 지금 생각할 때.
T79: 체력적인 컨디션도 괜찮고?
P79: 예, 체력적인 컨디션도 괜찮고, 더 가뿐하고 뭐랄까, 기분이 더 좋아진다고 할까요.
T80: 어떤 기분인지 알 것 같아요.
P80: 사람이 훨훨 몸이 가벼워지니까 기분도 상쾌하고, 피곤함도 덜 느끼게 되고, 더 활동적으로 되더라고요.
T81: 그러면 그 때가 딱 요즘에 원하시던 시기셨네요. 가뿐하고, 활동적이고, 기분도 나아지고
P81: 예, 감기도 잘 안 걸리게 되고,
T82: 예, 그리고 자신감도.
P82: 예.
T83: 저에게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20대처럼 외향적일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것도 목표가 될 수 있겠는데, 짧게 단기적으로는 작년 같은 그런 때로도, 제가 듣기에는 요즘 딱 원하시는. 요즘 체력적으로 많이 저하되어 있고 의욕도 없으신데, 또 그런 목표를 잡으신다면 하실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것도 지금 변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아까는 ‘아직까지는 같다’라고 하셨어요.
내담자에 대한 도전
P83: 아직까지는 제가 게을러서 그런지 몰라도, 별 차이가 없고요. 좀 게으른 거죠. 제가 좀 부지런하게 되면 몇 달 사이에 제가 원하는 체중으로 또 끌어내줄 수 있는 저기 하고요.
T84: 그러면 하실 자신감은 있으세요?
P84: 예,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T85: 준비도 되신 것 같고, 자신감도 있으신 것 같고. 그러면, 지금도 계속 운동을 다니시고 계신데, 지금까지는 띄엄띄엄 운동을 다니셨는데, 그러면 언제부터? 제가 너무 몰아붙이나요?
P85: 아니예요, 아니예요.
T86: 그러면 언제부터 시작을 하실 건지 저랑 약속을 하시면 더 도움이 되실 거예요.
P86: 제가 오늘부터 시작해야죠. 한 번 시작해보고. 오늘부터 시작해서, 유산소 운동을 하니까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많이 느낄 수 있더라고요. 그것을 알고 덜 피곤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 알고는 있어도 실천을 못했으니까 오늘부터 다시 시작을 하고 싶고요, 다시 시작해야 되고요.
자기효능감 지지
희망 제시
T87: 그렇게 한다면 잠 주무신다는 것도 도움이 되실 것 같고, 뭔가 이루지 못하는 것에 막 스트레스가 많고 잠이 어려웠는데, 체중만 해도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요?), 체중 뺀 사람과 담배 핀 사람과 사귀지 말라고 하잖아요, 무서운 사람이라고 독종이라고. 그만큼 힘든 거라고 하잖아요. 예, 그런데 그것을 해내셨으니까 내가 뭘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부담감도 한층 눈에 보이게 줄어드실 것 같아요.
계획 짜기
(중략) 체중 감량에 대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변화행동 및 실패에 대한 대처행동들을 탐색하여, 지필로 기록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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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함.
T99: 오늘은 구체적인 것들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형님과의 관계에서 밝혔다. 그런 시도나 그러한 성공에 대해서 칭찬을 해드리고요. 그리고 그것을 1번과 연결을 시켜서 직장이 안타깝고 딱한 것은 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정정당당하게 요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게 좋은 출발이 될 것이라는 것을 말씀하셨고요. 그러면 이것은 산재 기간이 끝나고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P99: 그렇죠. 회사 들어가서 산재 기간 끝나고 복지 신청서를 내야 돼요. 그 때 가서 ‘그 때 왜 나에게 그런 욕을 했냐’ 얘기를 해야죠.
T100: 예, 그 다음에는 신앙에 대해서 얘기를 하셨어요. 교회를 갔다, 오랫동안 가고 싶어도 계속 주저가 됐는데, 가니까 마음이 편하고, 부인께서 남편을 위해서 성경을 통독하신다는 것은 몰랐네요. 부인이 교회 다니시는 것도 몰랐어요. 내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부인이 계속 끈을 이어왔고, 이제 나도 아이들을 기도로 키우고 싶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교회를 꾸준히 가고 싶다, 그런데 벌써 출발을 하셨고요.
P100: 예.
T101: 잠자는 거에 대해서 말씀하시면서 한편으로는 잠을 잘 못 주무신다고 하셨지요. 뒤척이는 시간도 많고 여러 가지 방법을 쓰고 계시다고 하셨는데, 저도 몇 가지 아이디어를 냈고요. 그래서 선택을 해가시겠다고 하셨고, 한편으로는 잠에 대해서 좀 엄격한 기준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잠자야 할 시간마저도 내일의 강박관념으로 고민을 하느라 자지 못하는데, 사람이라면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얘기를 하셨고요. 그러면서 잠에 대해서 좀 더 고민을 해보고서 좀 바꾸어가는 방법으로 말씀을 하셨고요. 그리고 내 몸이 좀 강인해지고 싶다 라고 하셨는데, 몰랐는데 작년에 체중을, 이것은 거의 스타킹이라는 프로에 나가도 될 정도로 많이 빼신 건데, 너무 덤덤하게 말씀하셨어요.
P101: (웃음) 예.
T102: 그런데 중간에 한 번 좌절되니까 지금까지 오기는 했지만, 할 자신은 충분히 있다,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말씀하시는 것보다, 지금은 헬스를 7330 해서, 그런 원리로 일주일 내내 가고 싶다고 하셨고요. 식생활도 말씀을 하셨고, 부인한테도 말씀하시겠다고 하셨고, 지우는 달력이나 눈에 보이는 것들로도 시작을 하시겠다고 하셨는데, 운동가지 못한 날은 다음날 두 배씩 하신다고 말씀하셔서 제가 놀랬고, 그런데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다, 전과는 달리’ 그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자기효능감 지지
P102: 전에는 그렇게 했는데요, 두 배씩. 전에 그랬다는 얘기고요. 지금은 그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운동을 즐기고 싶은 거죠. 운동을 직업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은 운동이다, 운동을 즐기자, 이런 식으로 해서 꾸준히 이어나가고 싶다는 거죠.
T103: 각각에 대한 자신감을 체크해봤더니, 다 자신감이 있다고 하셨어요. 제가 뵙기에도 충분히 그러실 것 같고요. 그러면 다음 시간에는 제가 운동에 대해서 어떻게 하셨는지 한 번 여쭈어보고요, 교회에 갔다 오신 것도 여쭈어보고, 밤에 주무시는 것은 어떠셨는지 여쭈어보고. 변화가 한두 가지 작은 것들이 시작되면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은 좀 구체적으로 들어가는 것들에 대해서 했습니다.
자료 제공
P103: 예.
T104: 이것은 제가 즐겨보는 책에서 참 도움이 되는 질문들인데요, 여러 당뇨병 환자나 체중감량 환자가 여러 환자들이 많이 하는 방법 중에서, ‘내가 변화를 하려면 현 상태가 나한테 지금 나에게 안 좋다’라는 것을 알아야 하고요. ‘변화하면 뭐가 좋을 것이다’, ‘변화하면 어떤 것들에 대해서 내가 이렇게 궁극적으로 할 수 있다’라는 낙관론, 자신감. 그리고 ‘하겠다’라는 의도. 이런 것들을 체크하는 질문들인데요. 제가 자주 쓰는 질문들인데요. 시간 되시면 읽어보시고, 안 되시면 마음대로 하시면 되는데.
P104: 이 중요한 것을 왜 안 읽습니까, 선생님이 복사 해주셨는데. (중략)
T106: 알겠습니다.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오늘 하시면서 궁금하셨던 거나 한 번 얘기를 하고 마무리 하고 싶으신 것은.
P106: 제가 궁금한 것은 우울증이 왜 오는 건가 궁금하고요, 뭐 때문에 원인이 뭔가 알고 싶고요. 그게 알고 싶어요.
(중략) 다음 회기에 우울증을 agenda로 다루기로 하고 정리함.
12. 치료에 대한 객관적인 총논평 및 치료자의 논평
내담자게 있어 ‘착한 아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예스맨, 스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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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으로서, 그 부적절감을 신체적 증상으로 호소할 수밖에 없는 비굴하고 나약한 자아상을 의미함. 내담자는 이제 치료를 통해 가슴통증과 답답함, 불안, 우울 등을 해결하여 당당한 제 2의 인생을 살고 싶다며 높은 치료동기를 보임. 치료자는 내담자의 ‘착한 아이’ 문제를 대인관계에서 만성적으로 반복해오고 있는 성격적인 문제로 파악하고, 내담자가 추구하는 변화를 위해 변화동기를 강화시켜주고자 함. 현재 내담자는 치료의 효과에 대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내 문제의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고, 과거와 연관 지어 생각해보는 변화가 생겼다.’라고 평가하고 있음. 그러나 아직도 가슴통증이나 불안, 우울의 문제는 남아있다고 보고하여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짐.
치료자가 보인 한계로서, 내담자가 내면적으로 호소하고 있는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충분히 공감해주지 못한 것으로 생각됨. 즉, 40대 중년 남성이 겪는 실존적인 문제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채, 현상적인 문제들을 개선하는 데에 치중한 한계가 있음. 이에 대해 치료자 스스로도 ‘뭔가 겉돌고 있는 것 같다’라고 불안해하면서 과잉보상적으로 치료 이론을 교과서 액면 그대로 고수하는 경직성을 보이거나, 수동적인 태도로 내담자에게 치료의 책임을 과도하게 짊어준 것으로 여겨짐.
앞으로 치료자는 내담자가 정말 원하는 이슈들에 초점을 맞추어, 좀 더 적극적이고 진솔한 태도로 나아가고자 노력하겠음. 치료 초반에 충분한 정보나 고찰 없이 성급하게 내담자의 부적응적 심리도식을 평가하여 그 틀로 내담자를 이해한 경향이 있었는데, 앞으로 내담자가 주변 사람들(특히 부인)과 겪는 관계적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탐색하여 내담자의 부적응적 심리도식들을 정확하게 평가하고자 함. 또한 심리적 측면의 이해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생리적 기능에 대한 평가 등 전반적인 스트레스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 치료자는 다양한 접근들, 즉 인지행동치료나 근육이완훈련, 자기주장훈련, 부부치료 등의 다양한 기법을 적용하여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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